K양과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K양은 "너 왜이래?"라며 당황했고 저도 내가 미쳤구나싶어서 민망했죠, 뭐.
사실 저희 과 애들한테 제가 "나름 냉정하고 쿨하고 공사 구분 잘하고 어른스럽다"하면 얼마나 웃기겠습니까. 알아요. 제가 말해놓고 좀 웃깁니다.
저는 제가 쿨하지 않다는 것을 알정도로 쿨해요. 쿨하다라는 단어 자체가 꽤 웃기고 멍청한 단어고 주로 놀리거나 사실 찌질한 인간이 스스로의 찌질함을 변명할때 써먹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네. 제가 찌질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할 정도의 쿨함은 갖추고 있어요. 니 인생은 니 인생이고 내 인생은 내 인생이고 내가 내 인생을 좆밥에 말어먹건 그건 너랑 상관없는 일이고 아이씨발하면서 우울증에 빠져있는것은 최악의 자기연민이니 추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타인에게 이해받을 가능성도 희박하고 이해받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경우 "으악 쟤 뭐야"하고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으악 쟤뭐야 미친거 아냐"나 "으악 쟤 뭐야 또라이잖아, 재수없어"하거나 가끔 동정하거나 드물게 좋은 사람을 만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지만 상대가 나를 싫어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이유도 없고 나역시 세상 모든 사람을 좋아할 이유도 없습니다.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가끔 선택할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왕 태어나서 살고있다면 최대한 신나게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즐겁고 신나는 인생에 나 싫다는 사람은 많이 도움 안됩니다. 아아.....이 답없는 중2병을 어째....
그렇게 잘 살아 왔던것 같습니다. "너 외로워보인다"는 헛소리는 안들었던것 같습니다. 그렇잖아요? "블라디미르들 다 나쁜 놈들이야. 박노자도 그렇고 나바코프도 그렇고 외국어로 그렇게 글을 잘 쓰기가 어디있어, 나쁜 놈들. 어떻게 한국어를 나보다 잘써. 난 죽어야 할 것 같아. 다음에 애 낳으면 이름을 블리다미르로 지어볼까"라고 헛소리를 하는데 우울할 틈이 어디있겠어요.
상대에게 "니가 으악 쟤 뭐야라고 생각한 것은 알아. 그런데 너 나한테 잘해주려고 노력했잖아"라고 말했습니다. 상대는 저를 싫어한 것도 싫어했지만 잘해준것도 인정했습니다. 저는 대부분 웃으면서 그런 말을 해주줍니다 귀엽잖아요? 어떻게 자기를 싫어하는지 모를거라고 생각할까요. 순진하기는. 싫어하는데도 노력하는 사람 귀엽잖아요. 그리고 저에 대한 야유가 없다면 제 개그 센스의 정수가 사라집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가 싫지만 노력했다는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좀 아팠습니다. 거지같은데 아팠어요.
타인에게 저를 설명하거나 변명할 이유를 못 느꼈어요. 그걸 왜해요. 부질없이. 그런데 자꾸 해야해요. 상대가 요구한다고 해서 하는 저도 참 멍청하지만. 아니 왜 이 나이에.
그 망할 기집애가 지워지지 않는 말을 했습니다. 5년이 되어가지만 지금도 생생합니다. "왜 사람들이...어쩌고 운운" 괜히 십년 친구가 아닙니다. 상대가 어떻게 하면 가장 상처입을지 알고 한 말이까요. 지금도 그 말을 곰씹으며 생각합니다. 인간이 문제가 될때마다 그 말을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 망할 년.
진담인데 서른이 되어 는 것은 욕밖에 없어요. 아아, 저는 욕은 하지 않는 예의바르고 참한 조교님이었는데요.
그래서 올해는 신부님, 우리 신부님과 꼬마 니꼴라 전집을 사야겠어요. 그 책들이 없어서 지친 것 같아요. 신나고 유쾌한 농담이 필요해요.
그럼 이만 총총

